중앙그룹 5개사 중 JTBC만 택한 'ARS', "법정관리 아니면 폐업이라는 이분법은 틀렸다"

법무법인 한수 이민규 도산전문변호사 "ARS는 개시 전 시간을 버는 '초기 카드', 마지막 수단 아냐"

"방송은 멈추면 죽는다…JTBC가 자율 협상 길을 먼저 연 이유"

"중소기업·자영업자에게도 자율 구조조정의 길은 열려 있다"

기업회생전문 이민규 변호사

기업회생을 신청한 중앙그룹 5개사 가운데 JTBC만 자율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함께 신청하면서, 정식 회생절차와는 다른 이 제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산 전문가는 "ARS는 법원이 강제 개시 결정을 잠시 미루고 기업과 채권자가 스스로 해법을 찾도록 돕는 초기 단계의 카드"라며 "법정관리 아니면 폐업이라는 이분법은 사실과 다르며, 이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 자영업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원칙"이라고 짚었다.


JTBC는 지난 6월 12일 206억 원 규모의 유동화차입금 만기 상환에 실패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고, 신용등급은 사실상 부도 단계인 'D'로 떨어졌다. 이어 6월 14일 지주사 중앙홀딩스와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가, 하루 뒤인 15일에는 JTBC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법원은 5개사를 회생2부(정준영 법원장 재판부)에 일괄 배당하고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발령했다. 이 가운데 JTBC만 회생절차 개시 보류를 요청하며 ARS 프로그램을 함께 신청했다.


ARS는 서울회생법원이 실무준칙에 따라 운용하는 제도로, 법원이 정식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일정 기간 보류하고 그동안 기업과 채권자가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협의하도록 지원하는 절차다. 재판부가 승인하면 개시를 최장 3개월간 보류할 수 있고, 협상에 진전이 있으면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 법원이 지정한 관리인 체제로 곧장 들어가는 정식 회생절차와 달리, 개시 '전' 단계에서 시간을 벌어 당사자 간 합의를 모색한다는 점이 핵심 차이다.


법무법인 한수 이민규 대표변호사(도산 전문)는 "5개사 중 유독 JTBC가 ARS를 택한 데는 방송업의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송은 송출이 멈추는 순간 브랜드와 영업 가치가 증발하고, JTBC는 재승인 심사까지 앞두고 있다"며 "강제 개시로 흔들리기보다 시간을 벌어 채권단과 조건을 조율하는 편이 실익이 크다. ARS는 사전회생계획(P플랜)으로 가는 길을 열어두는 포석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이민규 변호사는 ARS가 어떤 상황에서 효과적인지도 짚었다. 그는 "주요 채권자가 은행 두세 곳에 집중돼 있고 영업을 중단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라면, ARS를 통해 단기간에 조건을 조율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협력업체·전환사채·사모채권자 등 이해관계자가 다수로 흩어진 구조에서는 각자의 요구를 맞추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결국 정식 회생절차로 넘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민규 변호사가 가장 강조한 것은 '선택지의 다양성'이다. 그는 "기업이 어려워지면 흔히 법정관리 아니면 폐업, 둘 중 하나로만 생각하지만 그 사이에는 ARS, 간이회생, 사전회생계획 등 여러 단계의 길이 있다"며 "이는 대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채권자 수가 적은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일수록 오히려 자율 협의나 간이 절차로 빠르게 살아날 가능성이 높은데, 제도를 몰라 폐업부터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인회생을 비롯한 도산 제도는 기업을 죽이는 절차가 아니라, 이해관계를 조정해 다시 살려내는 심폐소생술"이라며 "JTBC 사례를 계기로, 위기에 몰린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폐업밖에 없다'는 오해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맞는 회생의 길을 살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작성 2026.07.01 22:53 수정 2026.07.01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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