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이로 드론 한 대가 날아오르고, 태양광 패널을 얹은 목조주택들이 안개 낀 계곡을 따라 늘어서 있습니다.
그 앞에 서 있는 한 남자, 시니어 마이스터 전종현(全鍾鉉). 2026년 5월 12일, 산림청과 무주군이 함께한
"디지털 산촌" 프로젝트의 한 장면에서 그는 이렇게 묻습니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산촌은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
그의 답은 하나의 강연 제목에 압축되어 있습니다.

"디지털과 인공지능이 그리는 산촌의 미래"—부제는 더 직설적입니다. "AI 활용, 탄소중립정원 영상기획 및 스토리텔링",
그리고 "기후감수성 시대, 산촌 창직 창업기회 확대." 왜 하필 지금, 산촌에 AI인가
이 강연이 던지는 첫 번째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피해갈 수 없는 조건이고, 그렇다면 그 조건을 가장
먼저 몸으로 겪는 산촌이야말로 새로운 산업의 최전선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강연 자료의 표지 이미지 자체가
이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압축합니다.
드론(디지털 기술), 태양광 패널을 얹은 산촌 마을(탄소중립), 그리고 안개 낀 산과 계곡(원래의 산림 자원)이 한 프레임
안에 공존합니다. 위기와 기술과 자연이 따로 놀지 않고 하나의 산업 모델로 엮이는 순간을 그림 한 장으로 보여주는
셈입니다.
학습 모듈 ①: 기후감수성 — 산업이 아니라 감각의 문제
강연의 첫 번째 모듈은 "기후 감수성(교재 포함)"입니다. 단순한 이론 수업이 아니라 별도 교재까지 배포될 만큼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기후감수성이란 "기후변화가 우리 삶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위협임을 인식하고, 기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태도 또는 능력"을 뜻하며, 트렌드 코리아 2025가 꼽은 핵심 키워드이기도 합니다. 이 감수성을 산촌 주민,
특히 임업후계자들에게 먼저 학습시키려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기후위기를 막연한 위협이 아니라 자신의 생업과 직결된 구체적 변수로 체감해야만, 이를 활용한 콘텐츠와 사업
아이디어도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 정책, IPCC의 1.5℃ 경고, UN 사무총장의
"지구 온난화가 아니라 지구 열대화" 발언 등은 모두 기후위기가 이제 생활 정책과 경제 전반을 바꾸고 있다는
증거로 함께 다뤄집니다.
학습 모듈 ②: 인공지능을 활용한 영상 제작 — 감수성을 콘텐츠로
두 번째 모듈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영상 제작의 기본"입니다. 여기서 핵심 키워드는 "탄소중립정원 영상기획 및
스토리텔링"입니다. 즉 앞서 배운 기후감수성을, 임업후계자 본인이 만든 산림아트정원·탄소중립 실천 콘텐츠와 결합해
AI 도구로 영상화하고 스토리텔링하는 실전 훈련입니다. 이는 앞선 반디팜 교육과정에서 이미 다뤘던 "산림아트정원지도사"
나 "탄소중립생활지도사" 자격의 실기시험(인스타그램 태그, 블로그 포스팅)과 정확히 같은 결의 접근입니다. 다만 이번엔
텍스트·사진을 넘어 영상이라는 더 강력한 콘텐츠 포맷으로 확장하고, 그 제작 과정 자체를 AI로 효율화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촬영·편집 인력이나 예산이 부족한 산촌에서, AI 영상 도구는 결국 "1인 창작자"가 방송국 수준의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평등한 장비가 되는 셈입니다.
창직과 창업 — 산촌의 언어로 다시 쓰는 '일자리'
강연 부제의 마지막 문구, "산촌 창직 창업기회 확대"는 이 모든 흐름의 결론입니다. '창직(創職)'이라는 단어를 쓴 것이
의미심장합니다. 기존에 있던 일자리에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산촌에 없던 직업을 스스로 만들어낸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기후감수성으로 위기를 읽어내고, AI 영상 제작으로 그 위기 대응 활동을 콘텐츠화해 알리는 사람—이것이
바로 산촌이 그리는 새로운 직업군입니다. 실제로 전종현 마이스터 본인부터가 그 모델을 체현하고 있습니다.
부천대 외래교수이자 (사)창직교육협회 이사라는 이력, 그리고 산림청·무주군과 함께 만든 "디지털 산촌" 브랜드
아래에서 강의를 진행하는 방식 자체가, 은퇴 이후에도 디지털 역량으로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낸 '시니어 마이스터'의
실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산촌은 이제 '뒤처진 곳'이 아니라 '먼저 겪는 곳'이다
기후위기는 도시보다 산촌에서 먼저, 더 선명하게 체감됩니다. 가뭄, 폭염, 산불, 계절의 실종—이 모든 변화의 최전선에
산촌이 있습니다. 그런데 전종현 마이스터의 강연은 이 최전선을 약점이 아니라 오히려 강점으로 뒤집어 읽습니다.
가장 먼저 위기를 겪는 사람이, 가장 먼저 그 위기에 대응하는 콘텐츠와 사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드론이 날고 태양광 패널이 반짝이는 그 산촌 마을 그림은, 그래서 단순한 삽화가 아니라 이 강연이 그리는 산촌의
미래 지도 그 자체입니다.











